과속하는 탄소 중립 정책, 천연가스 2.7배 비싸졌다.

     며칠 전 자동차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분명 내가 넣은 기름은 일반 휘발유였는데, 영수증에 찍힌 가격은 놀랍게도 고급 휘발유였던 것이다.

     최근 세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체감이 어느덧 피부로 느껴질 만큼 가까이 와버렸다. (내리는 건 찔끔, 오르는 건 화끈)

     문제는 석탄, 석유에 이어 LNG까지도 가격 상승세가 옮겨 붙어 버렸다. 걔다가 에너지 소비가 더욱 증가하는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이러한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은 경기 회복에 또 하나의 악재가 되고 있다. 

    LNG 가격 상승, 에너지 대란

    에너지 대란 위기

    아시아 LNG 가격 폭등

     미국의 글로벌 원자재·에너지 정보 업체인 S&P 글로벌의 지표를 보면 지난 6일 한국·일본향 LNG 천연가스 가격(JKM·Japan-Korea Marker)이 전날 대비 42% 급등하며 1 MMBtu(열량 단위) 당 56.33달러를 돌파했다. 

    JKM LNG 현물 가격 폭등

     이 수치는 JKM 지표가 작성된 2009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올해 초 아시아 지역 동절기 수요 증가가 발생했을 당시 21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7배 가까이 폭등한 수준이다.

    반면, 유럽의 LNG 선물 가격은 하락했는데, 그 이유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시장 안정화 발언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평가했다.

    에너지 대란이 국내에 끼칠 영향

     LNG 천연가스는 국내 에너지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다. 국내 전체 전력 발전량 중 LNG가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7월 기준 28.9% 를 차지한다. 이는 석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에너지 비율이다. 

    세계적인 LNG 확보 경쟁, 즉 에너지 대란이 장기화된다면 국내 전력 공급에도 비상이 생길 수 있는 이유이다.

    국내 전력 발전량 에너지 비율

     세계 천연가스 최대 수요처 1위, 2위, 3위는 각각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다. LNG는 석탄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기도 하고, 세계적인 탄소 배출 규제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며, 아시아 국가에서는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에너지 수요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에너지 대란 발생 원인

    첫 번째, 유럽의 탄소 배출권 가격 상승

     탄소 배출권이란 기업들에게 일정량씩 이산화탄소, 메테인 등 6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탄소 배출권을 가지고 서로 거래를 할 수도 있는데, 누군가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할당받은 탄소 배출권을 다 쓰고도 모자랄 수 있고, 반대로 다쓰지 못하고 남기는 기업도 있다. 그간 미국 테슬라는 친환경 전기차 생산으로 막대한 탄소배출권 수익을 얻었다.

     유럽연합의 강력한 탄소중립 정책은 기업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었고, 이를 반영하듯 탄소배출권 가격은 1년 새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석탄보다 탄소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를 찾게 되었고, 이는 세계적인 LNG 가격 상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두 번째, 중국의 패닉 바잉

     최근 중국은 극심한 전력난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코로나19로부터 침체되어있던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자 중국 내 전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걔다가 지난 9월,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며 석탄 및 화석연료 발전 사용을 규제하는 것도 중국의 패닉 바잉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세계 주요 탄소 정책 로드맵)

    패닉 바잉이란? (panic buying)
    - 최대한의 물량을 확보하려는 시장심리의 불안으로 인해 가격에 관계없이 발생하는 매점·매석 현상, 일반적으로 엄청난 거래량과 함께 가격의 급상승이 나타난다.

    중국 전력원 비율 / 출처 -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추가적으로,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중국이 수입하는 석탄의 절반을 차지하는 호주산 석탄이 중국으로 들어오지 않게 되면서, 미미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

     정부는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의무 비축량을 기존 7일분에서 9일분으로 확대하기로 했지만 석유 의무 비축량 90일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따라서,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과 다가올 인플레이션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시급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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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매일 경제

     

    세계 LNG 확보 대란, 한국 덮친다

    유럽·중국이 물량 쓸어가자 국제 투기수요까지 가세 한국 구매가격 하루 40% 급등…中企 비용부담 우려

    www.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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